12월, 2019의 게시물 표시

취직하면 하고 싶은 것

  졸업 후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여전히 백수라는 현실이 가끔은 믿기질 않는다. 중간에 휴학도 오래 해서 나이도 적지 않다. 어쩌면 이 모든게 거짓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고파스에서 본건데 통 속의 뇌? ‘나는 통 속의 뇌고 이 모든 건 거짓말이다.’ 라는 식의 게시글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글의 베댓도 말했듯 이 모든 건 통 속의 뇌가 느끼는 가상현실이 아니라 100% 현실이며 나는 실제로 인생을 말아먹고 있다 엉엉. 헉 희망찬 거 쓰려고 했는데 어쨌든 나는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취직을 하면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1. 매일매일 점심에 써브웨이 샌드위치 먹으면서 다이어트 하기 2. 웹툰 코인 충전 한 달에 십만원씩 해서 보고 싶은 웹툰 있으면 고민 없이 보기 3. 스시 오마카세 가보기 4. 필라테스 배우기 5. 웹툰 배우기 6. 심리상담 받기 7. 예쁜 옷 사기 일단은 이 정도다. 또 생기면 여기에다가 추가해야지. 음 웹툰은 몇 안되는 삶의 낙 중 하나다. 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진짜 낙이 별로 없네. 웹툰 보기, 맛있는 거 먹기 딱 두 개인데 맛있는 거 먹는건 음...글쎄 낙이라고 하기엔 즐거움이 크지 않은데. 자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영화는 옛날엔 좋아했는데 요즘은 별로 재미가 없다. 원래 무료 웹툰만 봤는데 어쩌다가 큰맘 먹고 유료 웹툰 사이트에서 코인을 질렀다. 우와우 신세계! 역시 돈이 좋다는 걸 깨달았다. 그 뒤로도 몇 번 더 질렀는데 텅장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 취직하면 원없이 질러야지 흑흑. 웹툰 미리보기도 팍팍 할거다. 네이버 웹툰은 요일마다 두세개씩은 본다. 요즘 좋아하는건 호러와 로맨스, 알고있지만, 좀비딸, 돼지우리, 유미의 세포들, 합격시켜주세용 정도? 조의 영역도 재밌었는데 요즘은 손이 잘 안간다. 중딩 때부터 웹툰을 봐서 유명한 건 진짜 어지간해서는 다 봤다. 정글고, 수사9단, 우월한 하루 등등. 헛 나의 늙음이 느껴져ㄷㄷ 나중에 그림을 배우고 싶은데 배워서 웹툰을 그려보고 싶다. 겁나게 무섭고 심장이 찌릿...

맘스터치

  어제 오전에 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맛있는 거 먹게 집에 오라는 엄마의 문자를 읽고 눈물이 났기 때문이다. 일단 눈물이 나면 부정적인 생각이 더 쉽게 떠오른다. 그래서 툭 건들기만 해도 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대로 집에 갔다간 부모님 앞에서 울 것 같아서 약 처방을 받으려고 급하게 병원 예약을 잡았다. 서둘러 가느라 좀 뛰었더니 땀이 났다. 도착해서는 냉수를 벌컥 벌컥 마셨다. 그렇게 15분 정도 기다리다가 진료실로 들어갔다. 내 얘기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아서 의사선생님의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비슷했어요. 그런데 약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이명이 너무 심해요.’라고 대답했다. 새로운 약을 쓰고 싶냐 아니면 예전 병원에서 먹었던 약을 다시 쓸거냐는 물음에는 예전에 먹어본 브린텔릭스를 달라고 했다. 왜냐면 브린텔릭스를 먹으면 눈물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내 경우에 약을 먹은 날 밤부터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슬픈 생각을 해서 눈물이 핑하고 돌아도 그 이상의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좀 뻘생각이긴 한데 면접 볼 때 이걸 먹으면 괜찮겠다는 생각도 했다. 압박 면접 같은 거 하면 못버티고 성격상 울 것 같은데 이 약을 복용 중이라면 그 어떤 비수가 날아와도 불쾌하기만 하고 눈물이 안 날 것 같았다. 이 얘기를 친구한테 한 적 있는데 걔는 막상 면접 볼 땐 니 밥줄이 달린거라서 눈물 안 날거라고 시니컬하게 답해줬다. 어쨌든 그렇게 약을 주겠다고 하시더니 다시 어떻게 지냈냐고 물어보셨다. 간략하게만 대답하려고 했는데 말하다보니 길어졌고 결국 눈물이 또 났다. 오전에 울었는데 또 울다니. 눈물샘은 마르지도 않나. 주인은 시들시들한데 혼자만 팔팔해. 그나마 모자 쓰고 가서 다행이었다. 뭐 어쨌든 이 의사샘은 딱히 위로를 많이 해주지도 않고 조언도 하나도 안해주는데 대답 유도를 잘하는 것 같다. 아니면 대답을 유도하는 얼굴인 것 같기도 하다. 선량하게 생겨서 그런가? ...

  비가 온다. 주륵주륵 고딩 때는 비오는 날이 싫었다. 아무리 조심해도 운동화가 흠뻑 젖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럴 땐 슬리퍼를 신었다. 운동화 속으로 들어온 빗물은 찝찝했지만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니며 묻은 빗물은 시원했다. 지금은 백수라서 비오는 날엔 굳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몇 안되는 백수의 장점이다. 비가 오니까, 미세먼지가 많으니까, 너무 추우니까 등의 이유를 붙여서 방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래도 투덜거리면서 수업 들으러 나가던 그 때가 좋았는데. 망설이다가 어제 결국 병원 예약을 취소했다. 내 과거사를 지나치게 많이 이야기해서 민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젊은 의사샘을 보니까 내 처지랑 너무 비교가 되어서 비참했다. 또 다른 이유는 의사샘이 너무 멋있어서다.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지만 훈훈하니 잘생긴 사람이 내 얘기 잘 들어주고 많이 힘들었겠네요 이러니까 괜히 의지하게 되더라. 여러번 가면 정말 요상한 마음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차단하고자 원래 다니던 병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예전 병원은 우리 아빠보다 나이가 좀 더 있으신 남자 의사샘인데 적당히 다정하고 적당히 사무적이다. 조언도 종종 하신다. “몸에 칼이 대고 싶어지면 무서워야 해요. 죽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 생각에 빠질게 아니라 어머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 빠져나와야 해요.” 이런식의 조언이다. 어쨌든 두 번 밖에 안 본 의사샘한테 희미한 설렘을 느낀 건 나 자신도 어처구니가 없고 좀 징그럽다. 경제적 능력에 끌린건가? 내가 그렇게 속물적이었나? 조금 힘들게 살긴 했어도 그런 이유로 호감을 느끼면 안되는 거 아닌가? 아니면 부모님한테도 친구한테도 의지를 못하니까 그런건가? 의사샘이 훈훈해서? 무슨 이유가 되었건 말도 안되는 이유다. 의사샘이 알면 엄청 불쾌하게 느끼겠지? 진짜 별 생각을 다했다. 어쨌든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예전 의사샘에게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그게 나를 위해서 좋을 것 같았다. 감정을 못느꼈으면 좋겠다!!!!으아!!!그러면 괴롭지도 ...

써브웨이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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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먹었다 써브웨이 샌드위치! 로티세리 치킨 방금 전에 먹었다! 하지만 사진은 만두다. 왜냐면 먹다가 ‘아 사진! ‘하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샌드위치가 반 이상이 내 뱃속으로 들어가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진 찍기에는 영 좋지 않은 모양이어서 만두 사진만 찍었다. 만두도 좀 전에 먹었다. 이거 풀무원 얇은피? 만두인데 할아버지랑 삼촌 반응이 좋다. 누가 맛있다고 해서 샀는데 만족스럽다. 쪄먹으면 더 맛있겠지만 귀찮아서 그냥 구워먹었다. 만두 1년만에 먹는다 흑흑. 샌드위치도 만두도 모자 푹 눌러쓰고 타임스퀘어에 가서 사왔다. 모자 엄청 편리한 것 같다. 숨을 곳이 생기는 느낌이라서 외출할 때 필수다. 타임스퀘어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도 오늘은 평일이고 금요일도 아니라서 사람이 적은 편이었다. 걷다보면 종종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서 불편한데 그럴 때마다 나를 왜 보겠어? 착각이니까 신경 끄자 하고 생각한다. 이건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못가고 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몇 달 공부했을 때 중앙광장 지하를 왔다갔다할 일이 많았다. 그 때도 시선 때문에 괜히 긴장했다. 나를 안 본다는 걸 아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드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때도 고개 푹 숙이고 슉 지나갔다. 열람실도 약간 부담스럽다. 특히 백기 4층...중광 지하는 그래도 막혀있어서 괜찮은데 워낙 사람이 많아서 잘 안 가게 되더라. 백기 4층은 다 좋지만 종종 다른 사람과 마주앉게 되는 경우가 생길 때 쪼오큼 민망하다. 괜히 ‘저 사람이 내 얼굴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썬크림이라도 바르고 올 걸.’ 이런 생각 한다. 음 정말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인듯. 요즘은 내 상태가 안 좋아져서 이런 생각이 엄청 심하게 든다. 그래서 열람실을 못가고 있다. 시험 말아먹을듯. 인생도 함께>.< 왜 이렇게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그동안 지하철 50분씩이나 타면서 학교에 나간 나는 다른 사람이었던건가? 왜 하필 지금일까? 약을 꾸준히 먹었다면 지금보다 나았을...

이명

  귀에서 삐 소리가 심하게 난다. 약 때문에 이명이 심해진 것이다. 처음 생긴 때는 중학교 2학년 때다. 그 때는 저음으로 웅웅거리는 소리였다. 보통 조용할 때 들리는데 당시 엄청 괴로웠다. 잘 때 정말 고역이었다. 그래서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의사가 별 이상 없다고 돌려보냈다. 참아보려고 해도 안되겠어서 결국 가정의학과에 갔고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했었다. 그 이후로 어찌된 이유에선지 차츰 좋아져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살았다. 하루에 한두번 들리는 정도여서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심해졌다. 원래 창문을 열어 놓으면 외부소음 때문에 이명이 안 들리는데 지금은 전혀 안 통한다. 외부소음을 뚫고 이명이 들린다ㄷㄷ아주 어마어마해... 의사선생님이 심할 때 먹으라고 신경안정제를 처방해주셨는데 어제 밤에 한 번 먹어봤다. 오 근데 그거 먹으니까 왜 약쟁이들이 약을 하는지 손톱만큼은 알 것도 같았다. 이명이 줄어드는 건 잘 모르겠는데 아주 그냥 마음이 착 가라앉는게 너무 편안했다. 그리고 몸이 무거워지면서 자고 싶은 마음이 들더니 스르륵 잠들었다. 나는 엄청난 스마트폰 중독자라서 원래 새벽 한두시까지 폰을 보다 자는데 그 약을 먹으니 스마트폰은 던져버리고 눕게 되더라...약 때문인지 기분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찾아보니까 항우울제랑은 다르게 신경안정제는 향정신성약제란다ㄷㄷ검색해보고 좀 놀랐다. 내가 먹은건 의존성이 거의 없는 약인데 알프라졸람? 그런 성분이었다. 어 근데 의존성 없다고 했는데 왜 먹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 과장 좀 보태면 매일 처방해주세요 라고 하고 싶은 기분?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 그런건가? 하여튼 약에 의존하고 싶은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쪼금 무섭다. 어제 의사샘한테 부정적인 기억 떠올리면서 운다고 했는데 그러자 그게 어떤 기억이냐고 물어보셨다. 사실 자세하게 말할 생각은 없었는데 자꾸 물어보니까 내 구질구질한 개인사를 오픈하고 말았다.  하.....물론 눈물 콧물도 흘렸다. 버스타고 집에...

주말

  우울일기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혹시 우울한 글에 피곤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괜히 내가 쓴 거 읽고 기분 우울해지면 안되니까 걱정이 된다. 나는 우울한 글을 골라읽는데 이유는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어서다. 음 나랑 비슷한 사람들은 내가 쓴 거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공감이 아니더라도 어쨌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거 쓰면서 그래도 속이 좀 풀리는 것 같다. 그냥 누가 들어주는 것 같아서ㅇㅇ 백수 수험생이자 취준생인 나에게 주말과 평일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왠지 주말은 외롭다!!아주 이상해. 어차피 다를 것도 없는데 주말이 왜 더 외롭지? 어쨌든 오늘은 좀 밖에 나가보려고 했는데! 너무 많이 자버렸다. 자다가 의지까지 꺾여버렸다 엉엉. 지금이라도 나갈까? 여섯시 반인데도 바깥이 낮처럼 환하다.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다가 결국 나까지 미워하게 된 것 같다. 맨날 나 자신을 괴롭힌다. 괜히 거울보면서 못생겼어! 하고 괴로워하고 왜 이렇게 잘하는 게 없어? 하면서 슬퍼한다. 그리고 환경탓도 하는 쓰레기다. 어쨌든 한 달 넘게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질 못했는데 그래도 오늘은 오랜만에 좀 제발 낫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낫고 싶어하는건 좋은거다. 왜냐면 심할 땐 아주 최악까지 가보자! 하면서 혼자 청승을 떨기 때문이다. 와퍼 주니어랑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먹고 싶은데 먹으려면 지하철을 타고 나가야 한다. 너무 귀찮은 것이에요...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가야하는 것이에요... 음 그리고 난 조부모님이랑 같이 사는데 내가 사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신다. 그래서 사먹으면 눈치 보인다 엉엉. 와 하늘 진짜 파랗네. 오랜만에 답답하지 않은 하늘이다.

1. 방문

  맨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앞에서 펑펑 울었던 것처럼 그저께도 나는 새로운 의사 앞에서 울었다. 지금은 그걸 후회 중이고. 사실 요즘 좀 괜찮다고 느끼고 있어서 울지 않을 줄 알았다. 물론 계속 누워서 스마트폰만 보고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끼니를 그럭저럭 잘 챙겨먹고 잠도 잘 잔다. 어쨌든 병원에 가기 전에 절대 안 울어야지 다짐하고 갔다. 그런데 이놈의 눈물샘한테 갑자기 자유의지라도 생겨버렸는지 울지 않으려는 내 부단한 노력은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 내 증상과 기분에 대해 말하자 의사선생님은 위로를 했고 마지막엔 ‘그러면 헬스피온을 줄까요?’라고 물었다. 나는 그렇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은 이제 진료가 끝났으니 나가보세요 라는 뜻이다. 나는 그냥 조금 더 말하고 싶어서 내 증상을 더 얘기했고 의사 선생님은 지금 많이 힘드시군요 라고 했다. 그렇게 진료를 받고 약까지 탔다. 이상하게 공허했다. 물론 선생님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었다. 다른 사람한테 기대려는 내가 잘못된 거지. 의사 선생님은 그냥 증상을 듣고 약을 처방해주는 사람이다.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는데 갈 때마다 허무감을 느끼는 내가 정말 진절머리난다. 어떤 사람이 댓글로 그랬다. 병원 가고 약을 처방 받는 건 결국 돈을 내고 위안을 사는 거라고. 그러니까 나는 26000원 짜리 위안을 산 셈이다. 부끄러움과 허무감은 덤처럼 따라왔고. 질병코드는 F432.. 적응장애였다. 저번에 다녔던 병원에서는 중한 우울증이라고 했었는데 그새 병이 바뀔 수 있는건가? 모르겠다. 다른 병처럼 수치로 확인할 수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불가능하니까 나는 항상 혼란스럽다. 어떤 날은 좋았다가 어떤 날은 한없이 가라앉고. 주기도 있어서 몇 날 며칠을 누워만 있다가 조금 기운을 차려서 나갈 때도 있다. 이건 치료에도 영향을 미쳐서 많이 무기력할 때에는 병원에 가야지 하면서도 못간다. 치료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기도 한다. 될 대로 되라 그냥 다 안 할래. 이런 ...